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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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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저는 서울노동권익센터에 소속되어 있는 이동노동자들을 위한 쉼터에서 근무하는 여성입니다. 이름은 서수정이라고 합니다.
2. 이동노동자에 대해 설명을 드리자면 대리, 퀵, 배달, 택배노동자들을 주로 일컫습니다.
저는 퀵기사들이 주로 이용하는 쉼터에서 8개월 가량 일을 했습니다. 근무시간이 오전11시에서 오후 8시까지였습니다.
3. 그곳에서 일을 하다 기사 한 사람한테서 성희롱을 겪게 된 것과 상급자의 비위문제로 현재 근무지를 옮겨왔습니다.
4. 저의 상급자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퀵노동자 출신으로 퀵노동조합위원장을 거쳐 왔고 그곳 쉼터의 사무장으로 있습니다. 그리고 노동권익센터노조부위원장이기도 했습니다.
제가 입사하자마자 부당한 업무지시와 예산유용이 있어 저와 갈등을 빚어왔습니다. 쉼터 내 이용기록부 조작도 일삼는 문제도 있어서 저의 고충처리를 통해 센터에 사실을 알림으로써 이번에 징계를 받았습니다.
5. 쉼터 내 업무 환경을 말씀드리자면 퀵노동자들은 99%가 남성입니다. 쉼터를 방문하는 퀵노동자들은 안타깝게도 성인식 수준이 많이 낮은 편입니다.
6. 저는 한 달에 한 두 번씩 마감근무를 혼자해야 했는데 퀵노동자 한 명이 불편하게 구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 노동자는 쉼터를 매일 오후에 찾아와 마감할 때까지 최대한 오래 머물다 가고는 했습니다. 처음 저를 보고 유독 관심을 표해 와서 부담스럽게 하였고 이후 불편하고 노골적인 시선으로 힘들게 하였습니다. 그러다 제가 마주보거나 하면 황급하게 시선을 피했습니다. 그러다 그 눈빛에 다른 것들이 있음을 감지했습니다. 그게 무엇인지 알 수 없었으나 불안했고 두려웠습니다. 어느 날 이 노동자가 제 자리 바로 앞에 있는 안마기에 서서 저를 내려다 보는데 야릇한 웃음을 띄며 이상하게 보고 있었습니다. 눈빛이 너무 끔찍하였고 무언가 잔뜩 뒤집어 쓰는 기분이 들 정도로 노골적이었습니다. 그래서 이후 저에게 시선을 두려 하면 적극적으로 왜 자꾸 쳐다보시냐 항의를 하여 받지 않으려 했는데 하루는 저를 향해 모욕적인 말을 하며 화를 내었습니다.
7. 그러다 상급자의 비위문제와 성희롱에 노출되어 있는 노동환경 문제를 갖고 고충처리서를 센터에 내고 저는 다른 근무지로 옮겨갔습니다. 고충처리 내용을 근거로 상급자의 감사가 진행이 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문제의 기사가 저를 향하여 눈길만 주는 것이 아니라 자위행위로 추정되는 행위가 있었음을 CCTV로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그 기사를 지난 달부터 쉼터출입금지를 시켰습니다.
8개월간 제가 느꼈던 공포가 막연한 것이 아니었던 셈이죠.
8. 문제는 저의 근무환경이 문제가 있다는 것을 센터도 알고 있었습니다.
혼자 저녁근무를 하던 날 노조위원장이 우려가 되어 찾아 왔었는데 상황을 보고 강하게 질책을 하였습니다. 안전장치가 전혀 없는 곳에서 여성간사 혼자서 이상하게 바라보는 기사와 남겨져 근무를 한다는 문제를 지적했고 안전장치를 설치하라 하였습니다. 그 일이 9월5일에 있었는데 진행되지 못했습니다.
9. 상급자는 제가 혼자 저녁근무를 하는 게 힘들다 말을 꺼내면 는 말을 했고, 쉼터네 성희롱방지 문구 부착을 쉼터의 위화감 조성이 우려된다며 극구 반대를 했습니다. 그러면서 저의 근무환경에 문제가 제기되자 일을 크게 만들었다 짜증을 내어 곁에 있는 저를 민망하게 만들었습니다. 저도 모르게 죄송합니다란 말을 꺼낼 정도였습니다.
서울시 주무관이 이 문제로 쉼터를 방문하자 자기가 나서서
< 아무 일도 아니었는데 크게 떠벌렸다> 또 < 작년 겨울 쉼터의 수도꼭지가 얼어 터진 것만큼도 아닌 일이다> 하고 말을 하다 주무관이 이 문제는 사람이 상하는 일이니 작은 문제도 아니고 상급자가 괜찮다 할 말이 아니라 당사자가 말을 하는 게 맞다고 지적을 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10. 저의 고충처리는 감사행위를 통해 상급자의 비위 행위가 사실임을 밝혀내었고 1개월 감봉조치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의 성희롱 건은 문제의 이용자의 출입금지로 처리되었습니다.
11. 저는 성희롱 건에 대한 처리방식에 미진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상급자의 그간의 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는 데 부당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렇게 상담을 요청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은 문의 사항을 위함입니다.
첫 째, 관리책임자로서 쉼터 사무장의 책임을 어디까지 물을 수 있는가
둘 째, 재발방지를 위한 요구사항은 어떤 것일 있는가
셋 째, 제가 느끼고 있는 부당한 감정의 해소입니다. 센터가 피해자를 대하는 데 있어 더 갖추어야 하는 게 무엇인가
이번 성희롱 건은 저의 고충서가 올라갔던 시점과 올라간 이후 조사과정에서 밝혀진 내용에 차이가 있습니다. 훨씬 강도가 강한 성희롱사건이었던 셈입니다. 저는 이 과정에서 기쁨과 분노 두 가지를 겪고 있습니다. 내 말이 잘못되지 않았음이 증명되어 기쁘고 그런 지독한 상황에 방치되었다는 사실에 분노와 슬픔을 느끼고 있습니다. 일이 더 크게 벌어지지 않아 다행이라는 말이 별로 위로가 되지 않습니다.
민우회에서는 수 많은 경우들을 보아왔을 터이고 저와 같은 상황에 대하여 충분한 조언을 주실 것이라 생각하여 문을 두드립니다. 솔직히 지난 8개월간의 상황과 고충처리라는 고달픈 과정에 많이 지쳐있습니다. 하지만 이 문제를 현명하게 잘 해결하고 센터 내에 바람직한 재발방지 해결안을 관철시키는 것까지는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하여 제가 할 수 있는 데까지 가보려 합니다. 저에게 현명하고 적절한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이상입니다.
대면면담을 하게 되면 더욱 자세하게 설명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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