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직장내성폭력
|
|
|
|
번호
|
339
|
글쓴이
|
힘내자
|
등록일
|
2008.10.18
|
조회수
|
10320
|
|
제목
|
인수인계 하지 않고 퇴사하려 합니다, 도와주세요
|
|
내용
|
제가 2일간 비영리민간단체에서 일 했습니다. 회사는 사장이랑 저 둘뿐이구요.
말은 경리인데 돈이 들어오는게 거의 없기때문에 돈관리 할꺼 없고 제가하는 건 상사 비서같은거, 심부름,문서작성이예요
근데 문서작성할때 상사가 거의 계속 옆자리 앉아있고 어제는 상사가 밥먹는데 저를 위아래로 한번 훑어보고, 손이 참예쁘다 하면서 손잡더라구요.
몇시간 지나서, 둘이있는데 대문을 닫는거예요, 대문은 아침부터 퇴근할때까지 항상 열어두거든요, 문을 닫으면 밖에서는 '외근중'이라는 문구가 붙어 있어요
그러고 있는데 다른분이 들어오시면서'노크를 하고 들어왔어야 했나?' 하시구요
너무 수치스럽고 도저히 회사다닐수 없을것 같아서 사장님께 '정말죄송한데 일도 적성에 안맞고 집도 멀어서 못다닐것같아요, 정말죄송합니다'라고 문자를 보냈습니다
직접찾아뵙고 말해야 되는걸 알고있었지만 사장이 무섭고 막된 사람이라 말해봤자 쌍욕들을건 기본이라 전화통화도 못할것 같아서요
그러고나서 사장한테 문자가 왔는데,,
'그럼 나한테 인수인계라도 하고나가세요, 이런식으로 나가면 노동부에 신고해서 재취업할 수 없도록 만들겠습니다'라네요
제가 이틀 일했습니다
근데,, 회사자체가 비영리민간단체라서 세금계산서 끊어야되는 일 없구요,
해야할 일은 위임장같은거 만들어주는거, 후원금 받은거 신고하고 확인하는거, 그밖에 사무실 살림살이만 하면되는 회사입니다
제일 중요한건 후원금으로 운영되는곳이라 후원금신고,확인인데요
제가 일할땐 후원금 업무처리 날짜가 아니라서 한번도 안해봤고, 인수인계 받을때도 프로그램오류나서 인수인계 해 준 분이 라는 종이보고 거기에따라서 하면 된다고 말한게 다였구요
이틀동안 한 일은 위임장 하나 적어서 결제받은거, 팩스보낸거,,
돈에관한건 프린트 잉크교체(사장없을때 사장카드결제), 생수2병, 커피하나(현금), 전에일했던분 임금 인터넷 뱅킹으로 송금한게 다예요..(이거 장부에 다 기록했구요)
저는 인수인계를 3시간 받았는데요, 인수인계도 사무실 업무는 1시간도 안되서 다받았고 2시간은 인수인계해주시는 분이 헤메는 바람에 2시간동안 은행왔다갔다 한계 다예요
전에 인수인계해주셨던분이 프린트해주셔서 그것대로만 한게,, 인수인계 받은것에 다인데,,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네요,,
처음엔 가서 인수인계해줘야지 하고 생각했었는데 이 사람 좋게 넘어갈 사람 절대아니거든요, 제가 좀 순한 성격이라 아는건 없어도 인수인계해준다고 있어봤자 사람쉽게 구할사람도 아닐뿐더러 아침부터 그 사무실에 또 둘이 있어야 된단 생각만 하면 정말 죽을만큼 싫습니다. 무슨일이 일어날지 너무 무서워서요
이틀일한 제가 인수인계안해서 노동부 신고 당하면 제가 얻을 불이익은 뭐고,,
또, 제가 어떻게 해야 되겠습니까??
제발 도와주세요
|
|
답변
|
안녕하세요. 힘내자 님, 민우회 고용평등상담실입니다.
맺고 끊고 마무리 하고 다시 시작하는 것이 좀처럼 어렵네요. ‘힘내자’라고 하셨는데, 오늘도 스스로 힘내면서 살아가고 계신가요?
님께서 써 주신 글을 읽으면서 더 많이 여성노동자들이 가진 권리를 알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장이라는 사람이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님을 위축시키고 그렇게 당당하게 행동할 수 있다는 점이 안타깝고 조금 화도 났답니다.
우선, 이틀 만에 님께서 그만두었다고 해서 노동부에 신고가 가능한 것도 아니고 신고를 한다고 해서 님께서 재취업을 하실 수 없는 것이 아닙니다. 일하고자 하는 곳에서 원하는 마큼 일할 수 있는 권리가 모든 노동자에게 있고 이것은 헌법, 근로기준법이 보장하고 있는 취업선택의 자유, 강제근로 금지의 법적 권리입니다.
우리 법은 사용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함부로 해고하는 것은 금지하고 있지만 노동자가 본인의 의사에 의해 일을 그만하는 것에 대해서는 제한 사항이 없습니다. 다만 민법에서 근로계약기간을 정하지 않은 경우 통상 30일이 지나야 사직의사를 한 쪽에서 수용하지 않더라도 자동으로 계약의 효력이 없어진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노동법에서는 수리하지 않은 사직의사에 법적 처벌의 내용은 전혀 없으므로 사장의 말과 같이 신고와 처벌이 불가능합니다.
이틀 만에 님께서 그만두고 인수인계를 하지 않아 사장에게 발생한 손해가 있기는 할 것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사장이 민사소송을 통해 님께 법적인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돈 있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것이 민사사송이고 시간과 비용이 상당히 소요됩니다. 님께 받을 수 있는 배상금액에 비해 소송을 하는 비용이 지나치게 크기 때문에 이익이 없어서 실제로 이런 경우 소송을 진행하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본인의 의사에 의해 퇴직을 하는 경우 사직 의사를 통보하고 사용자가 이를 수용하면 기간에 상관없이 근로계약은 해지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틀 만에 그만둔다고 하셨는데요, 인수인계가 걱정되시고요. 인수인계에 관한 부분은 도의적인 차원에서 성의를 보여줄 수 있는 만큼 노력하시면 어떨까요?
그만두게 된 사유가 님께는 굉장히 위협적이라고 할 수 있는 노동조건, 언제든지 성희롱이 발생할 수 있고 불편하고 거북한 관계가 이어지는 공간에서 계속 일한다는 것이잖아요?
문서로 대체하여 인수인계를 한다든지, 이틀간에 인수인계 내용이라는 것이 사장이 알고 있는 것 이상이 아닐 텐데 이 점을 정리하시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문자로 그만두신다고 했고, 사유는 적성과 통근거리로 말씀하셨다고 했지요?
조금 더 마음을 다잡고 어려우시더라도, 메일이나 서면으로 사직의사를 밝혀두시면 어떨까요? 님께서 불편함을 느꼈던 부분, 진정한 사직 사유를 적으시고 인수인계를 하기 어려운 이유를 전달하신다면 이번 사직 건이 보다 깔끔하게 정리가 될 것 같습니다.
님 이후에 사장과 함께 일할 다른 분을 위해서도 이런 문제제기는 필요하겠지요.
불필요한 시선을 주고 신체접촉을 하고, 님을 함께 일하는 사람이 아니라 성적인 대상으로 대했다면 원하지 않는 성적 언동이 있었다면 이는 직장내 성희롱 행위에 해당합니다. 님께서 계속해서 일할 수 없는 명백한 사유이겠지요.
이번 직장에서의 일이 앞으로 걸림돌이 되지 않고 새로운 직장에서 당당하게 일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더 이야기하고 싶은 점이나 궁금한 내용이 있으면 아래로 전화주세요. 또 상담 글을 남겨주셔도 좋습니다.
힘내세요, 님의 다짐처럼. 그래서 그 힘 나눠주는 멋진 분이 되세요~
고용평등상담실
706-5050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