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답변
|
안녕하세요. 고민녀 님, 고용평등상담실입니다.
사무실에서 일상적으로 성적인 농담을 하고 증인이 없어서 고소도 못한다고 큰소리를 치는 분이 있군요. 이 사람 때문에 그만두고 싶을 정도로 화도 나고 부당하게 업무를 지시하는 일도 있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여자가” , “여자라서...” 항상 웃고 전화도 상냥하게 받으라고 강요한다고요?
그 분은 여성스러움에 대한 고정관념이 있군요. 여성노동자들에게 기대하는 상냥함과 여성스러움은 그렇지 않은 많은 여성들에 대해 특정한 성역할을 강요하게 되고 억압으로 작용합니다. 이것은 남성들에 대해서도 특정한 남성성을 강요하게 되어 결국은 자신을 옭아매는 기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사무실에 있는 다른 여성노동자들도 이 사람의 행동으로 인해 불만을 느낄 것 같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 함께 이야기를 해보시고 이런 농담을 중단해 줄 것을 요구해보세요.
성역할에 기반한 농담이나 요구는 현재의 법과 제도에서 구제방안이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법과 제도가 없다고 해서 이런 행위의 부당성에 문제제기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여성들에게 친정함, 상냥함을 강요하고 매사에 “여성”을 거론하는 일상생활은 정말 끔찍할 것 같습니다. 즐겁게, 님의 성별과 상관없이 일할 수 있는 권리가 님께, 또 다른 여성노동자들에게 있습니다. 함께 의사를 명확하게 전달해 보는 것은 이런 의미에서 필요하고 가능한 일입니다.
음담패설이나 엉덩이를 만지는 행위는 국가인권위원회법, 남녀고용평등법, 성폭력방지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직장내 성희롱, 성폭력 행위입니다. 사무실에서 업무시간 중에 일어난 일로 직장내의 직위를 이용하여 업무환경을 악화시킨 행위이니까요.
증인이 없더라도 진정, 고소는 가능합니다. 해당기관의 조사과정에서 행위가 입증될 수도 있고, 님께서 상세하게 사건의 경위와 그로 인한 결과, 업무에 미치는 악영향을 잘 서술한 일지도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단 둘이 있을 때였다고 할 지라도요. 기억을 잘 되새겨 상세하게 사건의 내용을 기록해 두시고, 주변의 동료들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말씀해 두세요. 후에 확인서를 받을 수도 있도록 이요.
문제의 사람을 관리, 감독할 책임이 있는 상사에게 사무실에서 이런 일이 팽배하고 성차별적인 일상이 업무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효율을 떨어뜨린다는 취지로 적절한 조치를 해 줄 것을 건의해 보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부당한 업무지시에 대해서는 일정한 원칙에 의해 상호 합의한 기준으로 처리해 줄 것을 건의해 보십시오. 지금 자기 일을 떠넘기거나 통일성 없이 일 처리가 되고 있다면, 서로 기준에 대해 확인해 보는 작업도 필요합니다. 반드시 이런 업무 지시를 모두 수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왜 그런 업무를 처리할 수 없는지 이유를 충분히 설명하고 적절한 역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해 보실 수 있겠지요. 이 분을 비난하는 방식이 아니라 님께서 얼마나 힘든지 고충을 전달하는 방식을 취한다면 왜곡되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을 거에요.
음담패설, 엉덩이 만지기 등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하고 싶으시다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하시거나 사업장을 관할하는 지방노동청에 진정, 고소하실 수 있습니다.
부당한 일, 화나는 일 참다보면 마음 속에도 몸에도 고통이 찾아옵니다.
시원하게 사세요!
답변 드린 내용에 대해 궁금하신 점이나 더 이야기 하시고 싶은 내용이 있으면 전화를 주시거나 다시 글을 올려주세요. 변화는 가능합니다. 힘내세요!
고용평등상담실
706- 505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