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비정규직차별
|
|
|
|
번호
|
2
|
글쓴이
|
보조녀
|
등록일
|
2000.08.08
|
조회수
|
3243
|
|
제목
|
보조는 5분대기조-2
|
|
내용
|
답장을 해주셔서 감사...
물어보신것은 아래에..
가..과학조교의 일
1학년부터 6학년까지의 자연과수업을 보조하는 역할입니다. 과학실을 이용할때는 실험기구 셋팅,시약준비를 하고 수업시작전까지 얘들을 제재하는(장난이 상상을 초월함)역할을 하고 수업도중에도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학생들을 제재하고 수업도중 부족한 실험기구나 물품들을 공급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수업이 끝나면 뒷정리를 합니다.(실험기구 설겆이,청소) 그리고 교실에서의 실험수업시에는자료를 대여해주고 반환한 물품을 정돈하는 역할을 합니다. 또 월마다 물품구입요구서를 만들어서 제출하고 약 다섯개의 대장(시약,기구 실험일지,대여일지등)을 정리합니다. 교내 실험대회나 교육청에서 주관하는 자연과 경진대회가 있을 경우 이 업무들을 보조하는(얘들감시꾼)역할을 합니다. 과학조교는 중.고등학교에도 있는데 그 조교들 보다는 대체적으로 초등학교에서 일하는 조교의 업무량이 상당히 많은 편입니다. 그 이유는 중.고에서는 입시때문에 실험을 제대로 안 할 뿐더러 머리가 큰 애들이기 때문에 초등생들처럼 사고를 치거나 하지 않고 수업이 끝난후 뒷정리가 빠른 편이기 때문이죠.
나..계약당시의 계약서 내용...
계약서를 안 보여줬습니다. 일급에 대한 이야기도 없었고 근무조건에 대해서도 두리뭉실하게 이야기 했습니다. 그래서 지장을 찍으라고 서류를 줄때 그때 서류를 읽어보고 내 일급이 얼마구나 하는걸 알게되었고 이런 조건으로 일하는구나..알게 되었죠.. 저는 급여지급시 명세서도 지급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기분도 나쁘고 궁금하기도 해서 직접 명세서를 지급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계약서의 내용은 일반적인 과학실업무를 하게 되어있는걸로 기억함.
다...다른 행정실 직원의 업무
행정실은 옛날 서무실의 다른 명칭이죠. 학교로 오는 공문을 처리하고 학교내의 교과업무 외적인 것들 행정실을 통해서 학교 기자재를 구입하고 고장난 학습교재를 수리하고(이건 절차가 넘 복잡해서 간단한 것들은
담당교사들이 사비를 들여 수리하는 경우가 있음) 학교를 관리한다고 해야할까요..급식에 관한 업무도 하고.. 일하는 폭이 커서..그야 말로 학교행정에 관한 일을 하는 곳이죠. 보통 저같은 일용직원들은 행정실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과학조교에 대한 대우는...대체적으로 열악하다고 할수 있죠.인간적인 대우도 별반 기대할수 없고..자존심이 상한다는 부분에 대해..아마 대부분의 과학조교들이 동감할 겁니다.(실험보조원 연수때 만난 사람들 대부분이 이런면에서 힘들어했었습니다)인격적으로 존중해줄때 일할 맛이 나는거 아니겠습니까..-.-
|
|
답변
|
보내주신 글을 잘 읽어 보았습니다.
상황을 보니 2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업무의 선을 어떻게 정리하느냐 하는 것과 동료로 존중해주지 않는 태도에 대해서 어떻게 대응하느냐 하는 것으로요.
후자부터 얘기하자면 계약할 당시에는 일반적인 행정업무를 모두 하는 것이 아니라 과학조교로서 과학실 업무만을 하는 것으로 하였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지금의 배식문제나 기타 잡다한 업무에 대해서 본인의 업무가 아님을 강조하는 태도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누군가 책임자가 있는 영역의 업무를 본인에게 시킨다면 그것에 대해 "그 일은 누구씨의 일로 알고 있다. 그 사람에게 시켜라"고 분명히 말을 해서 만만하게 생각하지 않도록 주의를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 외에도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누구의 업무로 딱히 나누기 어려운 일들이 있습니다. 그런 일들 중에 대부분은 잡무가 많죠. 그렇다면 그것은 나눠서 해야할 일이지 나이 어리고, 계약직이라고 만만한 한 사람에게 전적으로 뒤집어 씌우는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예를 들어 배식의 경우 담당자가 있는 경우라면 당연히 그 사람이 하는 업무라고 얘기를 해야 하고, 특별히 담당자가 없는데 본인한테만 계속 시킨다고 하면 "지금은 수업중이므로 다른 일을 할 수가 없다. 내 일의 우선은 과학조교일이다"라고 확실하게 얘기하세요. 그리고 그 업무는 마땅히 담당자가 없으니 누구나 할 수 있고, 누구든 해야 하지 않느냐고 지적할 필요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내가 아니라 지금 수업이 없는 한가한 다른 사람도 있지 않느냐고 반문해도 괜찮구요.
이렇게 업무의 영역을 뭉뚱그려 약자한테 계속 책임을 돌리는 것은 업무의 책임자와 업무의 경계를 분명히 하는 것을 통해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런 분명한 태도로도 해결되지 않는다면 그 때는 공식적으로 계약상의 내용과 다른다는 점을 짚으며 교장이나 교감, 혹은 책임자 급과 얘기를 해야 할 문제라 생각합니다. 본인의 업무 영역을 넘어서는 일을 계속 시켜 자신의 일에 집중할 수가 없고, 그런 허드렛일을 하다보니 자신의 본업무가 무엇인지도 헷갈린다고 얘기하여 시정해줄 것을 요구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다음으로 동료로 대하지 않는 언사에 대해서도 분명한 태도를 취할 필요가 있습니다. 나이많은 사람들일수록 당연히 반말하고, 이것저것 시키는 빈도가 클 것 같은데, 처음에는 공손히 기분상하지 않게 "00야" "00양"하지 마시고, "00씨"라고 호칭해줄 것을 요구하십시오. 반복적으로 얘길해야 그 사람들의 무의식에 각인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불쾌한 언사중에 성희롱적인 부분이 있다면 "그건 성희롱이다. 내가 참으로 불쾌하다. 다음부터 그러지 말라. 다음에도 그러면 다른 방법을 찾아볼 거다"고 언질을 주는 것도 필요합니다.
지금 조교의 위치에 있는 또 다른 사람이 있다면 혼자 대응하시는 것보다 같이 대응하시는 것이 힘도 실리고, 다른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도 클 것입니다. 둘만 되더라도 문제제기가 사적임을 넘어 보다 공식적으로 여겨지거든요. 다른 사람이라도 주변에 힘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있는지 한번 둘러보세요. 문제를 제기하고, 시정을 요구할 때 거들어 주는 사람이 있다면 처음에 거부반응을 보이던 사람도 속으로는 못마땅하지만 겉으로는 안그러겠다고 할 수 있거든요. 항상 지지자를 만드는 거 잊지 마세요. 특히 교무과장의 행실을 보아하니 반감을 갖고 계신 선생님들이 많이 있을 것 같기도 하네요.
법적으로 이렇다할 답변을 드리기는 좀 어렵군요. 생활속에서 확실한 태도를 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씀드리고 싶구요, 이미 그런 문화가 팽배한 가운데에서는 끈질기게 대응하는 것, 그 과정에 많은 지지자를 만들어내는 것이 해결의 실마리라고 여겨집니다. 용기 잃지 마시고, 힘있게 대응해 가시길 바랍니다.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