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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284 글쓴이 최효정 등록일 2013.05.15 조회수 3920
제목 육아휴직 이후 연차 일수
내용 2011년 4월 출산하여 3개월 출산 휴가 후 6월 말 부터 9월 말까지 3개월 육아휴직을 했습니다. 육아휴직에서 돌아와 2011년 10월 부터 2012년 만근 그리고 2013년 현재까지 재직 중에 있습니다. 기관에서 2011년 육아휴직을 이유로 현재의 연차 그러니까 2013년 연차 적용에 대해 소급적용에 관한 얘기를 하여 상담하고자 문을 두드립니다.기관에서 기존에 육아휴직을 사용한 사람이 많지 않고 6월이면 육아휴직을 마치고 복직을 하는 직원이 있어 관련사항에 대해 알아보던 중 육아휴직으로 전년도에 만근을 하지 않았을 경우 연차 적용 방법이 다르다며 확인해보라고 하더군요. 그 전에는 기관에서 육아휴직과 관련하여 연차적용이 다름에 대해 몰랐었으며 지금은 적용하시려고 하는 듯합니다. 그런데 복직한지 2년이 지난 지금 소급 적용이 가능한건지요?!....육아휴직 후 연차발생 계산에 대해 알려주시구요 소급적용이 가능한건지도 알고 싶습니다.
답변 안녕하세요 최효정님.
전화상담으로 답변 드렸었지만 게시판을 통해 다시 말씀드립니다.
그 때 전화 상으로 미처 다 전하지 못한 이야기도 있었거든요.

먼저 연차휴가에 대한 근로기준법 규정을 살펴보겠습니다.
제 60조 ① 사용자는 1년간 80퍼센트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게 15일의 유급휴가를 주어야 하다.
② 사용자는 계속하여 근로한 기간이 1년 미만인 근로자 또는 1년간 80퍼센트 미만 출근한 근로자에게 1개월 개근 시 1일의 유급휴가를 주어야 한다.

육아휴직자에 대한 연차유급휴가 문제는 법률상으로는 구체적인 기준이 없습니다. 현장에서 많은 혼란이 있어 고용노동부에서 행정해석으로 육아휴직을 제외한 출근일수 비율로 연차휴가를 지급하라고 지침을 낸 것입니다.

그러나 육아휴직과 마찬가지로 근로제공 의무가 정지되는 기간인 ‘적법한 쟁의행위 기간’의 경우에는, 법원에서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 정하는 등의 방법으로 연차유급휴가일수를 비례하여 삭감하는 데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이상 자의적으로 노동자의 연차유급휴가를 부여받을 권리를 제한할 수는 없다”고 판결한 바 있습니다.(서울중앙지법 2009가합21848)

육아휴직만 출근율에 비례해서 연차휴가가 발생할 아무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것입니다. 육아휴직자가 육아휴직기간을 제외한 기간 동안 8할 이상 출근하여 법률상 요건을 충족하였다면 연차유급휴가는 그대로 모두 발생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최효정님 회사의 경우는 여러 측면에서 문제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2011년 3개월 육아휴직에 대해 이미 2012년도에 연차를 전체 다 지급하였는데, 지금에 와서야 2013년도의 연차휴가를 소급하여 차감하겠다고 하는 것이지요? 연차휴가 소급 차감이 가능하냐는 문제와, 법률의 근거가 없는 방향으로 소급하려 하는 문제 등으로 차근차근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2013년의 연차휴가는 2012년 1년간 80퍼센트 이상 출근였다면 15일 이상을 지급하여야 합니다. 2013년의 연차에서 차감하려 한다면 근로기준법 제 60조 1항에 대한 위반이 됩니다. 단순히 “몰랐다”, “착오였다”는 변명으로는 법 위반에 대한 변명이 되지 못할 것입니다.

둘째, 노동부 행정해석은 법적 구속력이 없으며, 행정기관에서 법을 집행할 때 독자적으로 해석을 내놓은 ‘지침’정도에 지나지 않습니다. 고용노동부에 질의를 하거나 현장에서 다툼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법 적용의 불확실성이나 혼란을 피하기 위하여 발표한 것이라고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그러나 이는 법원 판례나 국회의 입법을 통해 언제든지 변경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근로제공의무가 면제된 기간에 대한 비례공제는 위법하다는 법원 판결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회사는 행정해석을 따르기 위해 법을 위반하겠다는 것인데, 법적으로도 논리적으로도 말이 안 되는 처사입니다.

셋째, 이미 2012년에 연차휴가가 전혀 논란이 없이 전체 다 지급되었으므로, 근로자로서는 별 의심 없이 육아휴직 관련한 회사의 방침이 그러하다는 믿음(신뢰)을 갖게 되었을 것입니다. 육아휴직자에 대해 연차휴가를 전체 지급하다가 이제부터는 비례 적용하는 것으로 회사 내부의 규칙(방침 혹은 관행 등)을 변경하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법에서는 회사가 일방적으로 근로조건을 변경할 수 없도록 하고 있습니다. 더 좋은 조건으로 상향 변경하는 것은 상관없으나, 현재의 근로조건보다 악화시키려 할 때에는 반드시 근로자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절차를 지키지 않았으므로 역시 법 위반이 됩니다.

최효정님. 전화상담 이후 어떻게 회사와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최근에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여성고용문제에 큰 관심이 있는 듯 떠들어대고는 있지만, 엄마가산점제니, 손주돌보미 제도니, 임산부 단축근무제 등 여성의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오히려 노동시장에서 여성을 기피하게 만드는 제도만 만들어내려 하고 있습니다. 제발 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연차휴가라도 편하게 쓸 수 있게 해달라는데, 왜 이런 기본적인 요구는 묵살하고 있는 걸까요? 지금 있는 ‘근로기준법’이나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만이라도 좀 제대로 지켜지는 세상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올해도 저희 한국여성민우회에서는 육아휴직자의 연차유급휴가에 대한 고용노동부 지침을 변경하기 위해 열심히 활동하겠습니다. 관심가지고 지켜봐 주세요. 최효정님께서도 회사에서 잘못된 제도가 관행으로 굳어지지 않도록 끝까지 주장하고 요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궁금한 것 있으시면 언제든지 전화 주세요.
안녕히 계세요.
한국여성민우회 고용평등상담실
02-706-5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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