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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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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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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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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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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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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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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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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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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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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가능성으로 인한 고용/인사 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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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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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의정부에 근무하는 9년차 교사입니다. 내년이면 교직생활 10년을 맞게 되지요. 점점 각박해지는 교육 현실을 통감하면서도 나름대로 아이들과의 소통과 교과에 대한 자신감과 보람을 얻으며 교육활동에 열정을 다해 왔습니다. 그런데 그동안의 보람을 한 번에 무너뜨리고, 교사로서의 자존감에 큰 상처를 입게 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상식적으로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는 상황에 문제를 제기했으나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저는 12월 7일(금) 인근 고등학교의 초빙교사 공모에 지원했고, 12월 8일(토) 면접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날 동교과에서 초빙교사 공모에 응한 것은 저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에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는 한 초빙이 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학운위 결과 ‘초빙 불가’를 통보해 왔습니다. 오전 중에 연락을 줄 것이라는 말과는 달리 오후 늦게 결과가 나왔고, 그 초빙 불가 사유를 알고 싶어 교감 선생님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교감 선생님께서는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임신 가능성이 있어서 초빙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임신 가능성은 여성이라면 누구에게라도 있는 것이며 그런 이유는 납득하기 어렵다고 재차 말하자 교사들의 휴직으로 인해 학교 사정이 매우 어렵다며, 초빙인데 그런 것도 결정할 수 없느냐고 4년간 휴직하지 않고 근무할 교사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 교사들을 통해 학운위 심의에서 벌어진 상황을 들었습니다. 교감 선생님께서는 학운위원들에게 초빙교사들의 생년월일, 이름, 면접점수(결과 총점과 A,B,C로 표기)만 기록된 자료를 나누어주셨습니다. 그리고는 가장 먼저 저를 거론하며 이 교사는 32살이고 결혼 2년차-실제로는 4년차임-이니 임신으로 인한 휴직 가능성이 문제가 된다고 말씀하셨다는 것입니다. 다른 교사들에 대해서는 잘 할 것 같다 등의 코멘트도 다셨답니다. 이에 일부 학운위원들이 문제를 제기하며, 이력서와 면접 관계 서류 등을 바탕으로 정당한 절차를 거쳐 심사하기를 요구하자 내부적으로 언쟁이 벌어졌습니다. 그러자 제 이력서만 가져왔고, 다시 일부 운영위원들이 다른 초빙대상자 서류 전체를 요구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운영위원장은 학교에서 알아서 잘 처리할텐테, 학교 의도대로 하자는 취지의 발언도 하였습니다.
뒤늦게 저의 이력서를 볼 수 있게 하고, 교과부장이 입회하여 ‘배울 점이 많은 동료교사’임을 밝혔지만 이미 일부 학운위원에게는 ‘학교에서 원치 않는 교사’, ‘무언가 논란의 여지가 있는 교사’라는 인상이 강하게 자리잡았을 것입니다. 논란 끝에 표결에 붙였으나 찬성 4명, 반대 5명으로 초빙 불가라는 결론만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불합리한 심의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학운위 교사위원은 교내 동료 교사들에게 이 사실을 모두 알리고, 교장 선생님과의 간담회에서 문제를 바로잡아 재심의할 것을 요청했지만 ‘문제가 없다’라는 답변만 되돌아왔습니다.
하지만 임신 가능성을 이유로, 초빙을 거부한 것은 명백히 성별에 따른 고용차별이 아닙니까?
저는 결혼 4년차로 햇수로는 올해 3년을 채우게 됩니다. 언젠가 아이를 갖게 되고 엄마가 되겠지요. 그러나 학교에서 아이를 기르는 것과 내 아이를 기르는 일이 다르거나 서로 해를 끼치는 일이라고는 생각해보지 않았습니다. 산가와 휴직이 법적으로 보장되어 있고, 엄마 되기를 도와줄 좋은 직장 동료들과 가족이 있기에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그리 될 것이라 생각했지요. 오히려 엄마가 되는 경험은 아직 부족한 제게 좀더 성숙한 교사가 되는 밑거름이 될 수도 있을 거라 믿었습니다.
그러나 이 학교의 교장, 교감님과 일부 학운위원은 결혼 후 아이가 없어 임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이 마치 교육활동에 큰 피해를 끼치는 '결격사유'인 양 낙인을 찍고 있습니다. 저는 혁신학교에 대한 연구회 활동(이 학교는 혁신학교임), 방과 후 다양한 독서, 토론, 글쓰기 교육 활동 등을 결혼 직후 3년간 가장 활발하게 해왔습니다. 그러나 그런 경험을 토대로 혁신학교에서 아이들과 좀더 다양한 배움을 나누어보고자 하는 저의 꿈은 철저하게 묵살되고 말았습니다.
그날 초빙이 결정된 교사 중에 A교사는 결혼 10여년차에 아이가 없으나 가임기 여성입니다. 그에게 임신 가능성이 없다는 것은 누구의 판단입니까? 현재 제 동료 B교사는 결혼 10여년차에 아이를 갖고 육아 휴직 중입니다. 도대체 결혼 후 몇 년까지 여성이 임신이라는 ‘결격사유’를 잠재하고 있다고 판단하는 것입니까?
남성에게도 동등하게 육아휴직을 부여하고 권장하는 이 시대에 이 학교의 교장, 교감, 일부 학운위원들의 의식이 심히 우려스럽습니다.(남교사의 육아휴직 사례도 많습니다.) 아이를 가르치는 교육 현장에서 학교의 어른이신 교장, 교감님과 일부 학부모님들의 이러한 인식이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영향을 미칠까 두렵습니다. 그리하여 아이들이 선생님의 임신을 자신에게 피해를 입히는 행위로 경원시하는 풍토를 만들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이것이 단지 지나친 우려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공정해야할 학운위 심의 과정에서 일어난 ‘인사와 관련된 차별’에 대해 책임을 묻고 싶습니다. 면접이 있었고, 면접 위원들의 점수를 학운위 심의에 정보로 제공할 수 있으나 초빙교사를 심의하는 기구는 학교운영위원회입니다. 그런데 이력서, 심사기준표를 제공하지 않는 등 제한된 정보만 제공하고, 교감 선생님의 의견을 덧붙인 것은 너무나 부당합니다. 특히 교감 선생님께서 저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임신, 휴직과 관련된-을 제기하였기 때문에 공정한 심의를 받기도 전해 심히 차별적인 대우를 받았습니다. 이에 학운위 위원 일부가 문제를 제기 했으나 묵살당했고, 끝내 표결로 무마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그 상황에서는 이미 벌어진 일들을 상쇄시킬 수 있는, 좀더 책임 있는 조치가 취해져야 했습니다.
인사에서는 공정함이 우선이며, 그 과정에서 어떠한 차별도 있어서는 안된다고 교육법에도 명시되어 있습니다. 이번 초빙교사 건으로 개인적으로도 큰 충격을 받았지만, 무엇보다 잘못된 점을 바로잡아 또다른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막기를 원하는 마음도 큽니다. 어떻게 하면 이 문제를 바로잡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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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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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한국여성민우회 고용평등상담실입니다.
올 겨울은 유난히도 추운 날씨가 많은 것같습니다. 오늘도 올 겨울 중 기온이 가장 낮아 출근길 엄청 떨었습니다. 효진님 출근 잘 하셨나요?
21일날 보내주신 상담글을 보았습니다. 연말에 저희 상담실이 작은 휴가기간을 보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상담에 대한 답변이 많이 늦어졌어요. 효진님에게 답변이 늦어진 점 우선 솨과 드립니다.
초빙교사 공모에 지원했지만 임신 가능성을 이유로 초빙에서 제외되었다는 소식에 제일 먼저 화가 나지 않으셨을까 싶습니다. 당시 학운위에 계시는 선생님들 통해서 인사상의 문제가 있다는 소식을 전해들으신 것이지요?
효진님께서 가지고 있는 문제의식은 분명 정당한 것입니다. 초빙교사를 임용하는 데에 있어 그 교사가 업무를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는지의 여부 즉 업무와 연관된 부분을 가지고 임용여부를 결정짓는 것이 아니라 '임신가능성'을 가지고 임용여부를 결정 짓고 임신의 가능성이 있기때문에 채용에 있어 결정을 거부한다는 것은 분명히 성차별이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특히 결정 사안에 있어 그 누구보다 공정성과 객관성을 제시해야할 교감이 자신의 위치와 권위를 이용하여 다른 학운위의 판단의 결정력을 흐리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관련해서 효진님께서는 어떤 방식으로 문제제기를 하고 싶으신 것이지요? 초빙교사제의 경우 애시당초의 취지와 달리 공정성을 잃고 임용에 있어 학교장의 입김이 발휘되는 사례가 많이 있었습니다. 관련하여 국민권익위원회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부터 국민권익위원회 차원에서 일괄적으로 공고를 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님과 같이 '성'을 이유로 채용상에 불이익을 입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님 관련해서 문제를 제기하는 방안에 대해 몇가지 말씀을 드릴게요. 우선은 교육공무원법 제49조에 근거하여 고충의 심사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제49조에서는 아래와 같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제49조(고충처리) ① 교육공무원(공립대학에 근무하는 교육공무원은 제외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은 누구나 인사·조직·처우 등 각종 직무조건과 그 밖의 신상문제에 대하여 인사상담이나 고충의 심사를 청구할 수 있으며, 이를 이유로 불이익한 처분이나 대우를 받지 아니한다.
초빙교사 공모와 관련하여 성별을 이유로, 특히 임신가능성을 이유로 채용에서 탈락되었다는 사실들을 정리하고, 이러한 정황을 뒷받침할 수 있는 증거자료, 학운위 위원의 증언 등을 모아 고충심사를 청구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아니면 국가인권위원회에 위 사실을 진정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 국가인권위원회법에 따르면 합리적인 사유없이 성별, 결혼, 임신여부 등을 이유로 고용(모집, 채용, 교육, 배치, 승진, 임금 및 임금 외의 금품 지급, 자금의 융자, 정년, 퇴직, 해고 등을 포함한다)과 관련하여 특정한 사람을 우대·배제·구별하거나 불리하게 대우하는 행위를 차별행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효진님께서 겪은 일도 분명히 고용상의 차별 행위로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초빙교사 공모와 관련한 사안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하시면 (진정방법은 온라인 진정과 직접 방문을 통한 진정 방법이 있습니다.) 인권위의 조사관이 나와 사건을 조사하고 차별여부를 결정하게 됩니다. 그리고 인권위 결정에 따른 조치 내용도 함께 제시하고요. 국가기관의 판단이기에 분명히 학교 차원으로는 압박이 가게 될 것입니다.
효진님, 이 사안에 대해서 분명하게 문제제기 하고 다시는 이런 사안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한다는 그 마음에 적극적으로 지지하며 문제가 잘 해결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문제를 제기하고 대응하는데 있어서 내가 고립되지 않는 방법을 찾는 다는 것, 그것이 상당히 중요하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효진님의 경우 주변에 효진님에게 학운위 상황을 전달해주는 선생님들도 계시고 그런 것같아요. 주변의 적극적인 조력자들을 만들고 그분들과 함께 사건을 이끌어갈 수 있으면 좋을 것같습니다. 학교의 노동조합에 방문하여 해결 방법을 찾아보는 것도 하나의 노하우일 수도 있고요.
그리고 상황과 관련해서 저희에게 직접 전화 연락주시거나 상황을 공유해주시면 저희 차원에서도 함께 해볼 수 있는 방안들을 찾아볼 수 있지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시 한 번 응원의 마음을 전하며, 상담에 대한 답변이 늦어진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안녕히계세요.
한국여성민우회 고용평등상담실
02-706-5050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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