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직장내성폭력
|
|
|
|
번호
|
187
|
글쓴이
|
http://cafe.daum.net
|
등록일
|
2003.06.24
|
조회수
|
2140
|
|
제목
|
인면수심 대신 고발합니다.
|
|
내용
|
다음카페 안티 라식에서 펀글입니다.
가해자는 TV에도 많이 나온 강남역 B안과 K대표원장이라는군요
이러고도 사회지도층이라니여
사실이라면 친고죄가 어니더라도 처벌할 수 있어야 합니다.
---------------------------------------------------------------
이 글은 저의 경우 입니다. 님들의 라식에 관한 경고 및 정보공유와는 다른 내용일 수 있겠으나 저는 수술을 집도하는 의료인으로서의 도덕성을 상실한 한 의사를 고발하고 싶었습니다.
다만 병원측이나 제 정보를 소극적으로 밖에 밝힐 수 없는 제 입장을 조금이나마 이해해 주시길 바라고, 짧은 시간동안에라도 읽혀질 수 있길 바랍니다.
이 글을 올릴뿐만 아니라 1년여 이상 근무했던 사람으로서 앞으로도 님들의 글을 읽고 조금이나마 정보제공 및 도움을 드릴수 있도록 활동하겠습니다. 긴 글이지만 읽어주십시오...
나는 얼마 전 까지만 해도 강남의 한 유명 안과인 '강남ㅂ안과'에서 근무하였었다.
이런 저런 일들이 있었어도 무난한 직장생활을 하던 내가 남의 얘기인 줄로만 알았던,
직장 내 성희롱 문제로 퇴사할 거라고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이건 단순하게 남.녀 문제도 아니며, 간단한 Touch개념의 문제도 아니었다. 이전엔 전혀 예상할 수 없었으므로 나에게 그 충격은 너무나 컸다.
ㅂ안과의 대표원장인 K는 직원들과 사적으로 친분이 두텁지 못하다고 생각해 왔다. 어렵고 무섭다 생각하는 직원들이 반 이상은 될 것이다. 나 역시 그랬고, 되도록 마주치길 꺼려했다.
어느 날 사소한 이유로 원장실로 불러 K가 핸드폰 번호를 물어왔다. 그 이유란 것도 내가 병원 근무를 하면서 어학공부를 병행했는데 자기도 배우려 하는 참이니 궁금할 때 연락하여 도움을 받겠다는 것이었다. 워낙 왠지 모르게 그 사람한테는 경계하게 되면서도, 어렵사리 가르쳐 주게되었고 찝찝했다. 그러나 자기 상사가 이유를 대어 물어오는데 가르쳐 주지 않을 이유도 없었다.
그리고 며칠 뒤 남자친구와 있을 때 K에게 전화가 왔다. 한참을 가벼운 얘기만 하다가 저녁을 먹자고 하였다. 난감했고, 왜 따로 만나 저녁까지 먹어야 할까 싶었다. 자기도 멋쩍었는지 "나와 따로 저녁 먹는게 부담이 될 수도 있겠네."했다. 물론 그러했지만 "부담되는 건 아니지만, 다른 선생님들과 같이 하면 더 좋죠."라고 답하였다. K는 "그건 내가 싫고..."라 하였다. 그 상황에선 황당했지만, 지금으로선 충분히 이해가 가고도 남는 말이었다.
이틀 뒤인 월요일로 약속을 잡게 되었다. 숨길 것도 없이 옆에 있던 남자친구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그땐 남자친구도 내게 참견하는게 아닌가 싶었는지 그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월요일이 되기까지 여러 가지 걱정들로 잠 못 이루었다. 그만큼 어렵고, 간단한 식사조차도 부담스러운 사람이었다. 통화한 다음날 고민하던 끝에 실장님께 이 사실을 털어놓았고, 선생님께선 특별한 일 없을테니 미리 걱정하지 말라고 말씀하셔서 나를 안심시켜 주셨다.
월요일... 내겐 최악의 날이었던 그날... 생각보다 스케줄이 늦어져 약속시간에 조금 늦었다. 통화 시 강남 역 부근에서 식사하길 원했지만, K가 차를 타고 조금 나가서 하는게 좋겠다 하여 그 사람 차를 타게 되었다. 왠지 내가 타기까지 병원 문 쪽을 의식하는 것 같이 두리번 거렸던 게 기억에 남는다. 한 30분 정도 돌아다니다가 한 고깃집에 가게 되었고, 식사중에 특별하게 중요한 얘긴 없었다. 오히려 왜 따로 보자고 했을지 의문이 들던 참이었고, 그렇게 깊은 대화랄 것도 없이 식사를 마쳤다. 난 한편으론 정말 다행이다 싶었고, 맘 편히 집에 돌아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주변 지리를 모르기도 하고, 근처에 가까운 전철역도 없던 터라 우선 K의 차를 다시 타게 되었다. "저녁 감사합니다. 가까운 역에 세워주시면 됩니다."라고 말하고 가고있는데 K가 좁은 길로 들어서고 있었다. 어리둥절하던 사이 어느 공원 같은 곳으로 도착하였고, 잠깐 내려서 얘기하자고 하였다. 식사 때 못한 말을 지금 하려나 보다싶었다. 더욱 긴장하여 걷게 되었는데, 슬며시 손을 잡더니 웃음을 지었다. 온 몸이 경직되었고, 머릿속이 멍해졌다. 그러다 갑자기 꽉 껴안는게 아닌가... 그 충격을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다. 그 사람은 "좋다... 이렇게 안고 싶었는데..."라고 하였고, 난 붙잡혀 있다가 겨우 억지로 밀치며 "그만 가는게 좋겠습니다."라고 하였다. 어떻게든 벗어나고 싶었지만, 어두운 공원에서 갈 수 있는 방법도 모르고, 고민하다가 다시 차에 타게 되었다. 난 지금도 이게 가장 후회된다. 설마 또 그러겠나 싶었던게 화근이었던 것이다. K가 뭐라고 하는지 귀에 들리지도 않은 채로 전철역을 찾아보았지만, 찾을 수 없었고 또 금방 고속도로로 빠진 것이다. 손끝이 저려왔고, 식은땀이 흘렀다. 머리 속에선 온통 '어떻게 하지...어떻게 하지...어떻게 하지...'하는 생각뿐이었다. 고속도로에 들어서면서부터 벗어나긴 틀렸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고, 시끄럽게 아무렇지도 않은 척해서 최대한 빨리, 조용하게 떨어져야겠다고 생각했다.
예상대로 K는 한 손으로 운전하면서 계속 나를 만지려 하고, 자기 쪽으로 기대게 하려고 애썼다. 그러다가 결국 고속도로 가장자리에 차를 세우더니 위에서 몰아부쳤다. 자기 흥분에 못이겨서 온갖 소리를 내며 내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했다. 그 10분~20분 여 간의 시간이 내겐 너무 길게만 느껴졌고, 그러다가 K가 내 바지를 벗기려 할 때 번뜩 정신을 차리고 있는 힘껏 제지했다. 그 더러운 느낌이란... 온 몸에 소름이 돋았고, 덜덜 떨렸으며 정말 무서워 미칠 지경이었다. 그런 상황이었으면 고래고래 소릴 지를 수도 있을 것 같지만, 나로선 막상 그 상황에서 사고가 정지되었었다는게 맞는 표현일 것이다. 현실감조차 느낄 수 없었으니 말이다. 무슨 정신으로 집에 왔는지 모르겠다. 온갖 거짓말을 동원하여 나를 집까지 태워다 주려고 하는 K를 저지하고 눈에 보이는 전철역이 나타나자마자 서둘러 내렸다. 화장실로 가서 오랫동안 손을 씻었고, 바로 전철을 탔다. 그제서야 긴장이 풀렸는지 터져나오는 눈물을 막기가 힘들었다. 어쩔 줄을 몰랐으며, 걸려오는 K의 전화가 나를 미치게 할 것만 같았다. 그 누구의 전화도 받지 않았다.
그 다음날로 퇴사를 요청했다. 정상적인 퇴사처리가 되기까지 부모님께 거짓말해야 했던 일, 그 이후로 3~4일간 하루에도 K에게 열 번, 스무 번 걸려오는 전화와 15개 이상씩 보내는 문자 메세지들에 시달려 노이로제에 걸릴 것 같았고, 남자친구에게 거짓말하며 진정시켜야 했던 일, 나 혼자 꾹꾹 참으며 다시 생각나는 그 끔찍한 경험들과 싸워야 하는 것들에 시달려야 하는 일에 너무도 힘들었다. 연락처를 바꾼 후 2~3주간이나 가까운 사람들과 연락을 끊었다. 주변 사람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대해야 한다는 게 너무나 힘이 들었다.
K가 어떤 생각으로 내게 그랬는지... 조금이라도 상식이 있었으면 그럴 수 없었을 것이다. 함께 일해왔던 자기 직원에게 어떻게 그럴 수가 있었을까... 그 후에도 다시 정상적으로 내가 근무할 수 있었을 거라 생각했던 걸까.... 만약 내가 근무했었더라면 난 계속적으로 K의 농락을 견뎌야 했을 것이며 그 생각만으로도 끔찍하다. 이해할 수도 없고, 이해하기도 싫으며, 어떤 경우에도 그 사람과 관계되기 싫다.
밖으로 꺼내어 글로 표현해야 한다는 것이 너무도 힘이 들지만, 그 동안 그 사람이 실천하기까지 부딪히며 떠올렸을 지저분한 생각들에 대한 분노와 침묵을 지키는 나로 인해 앞으로 또 발생할 수 있는 다른 직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글을 쓰고 있다. 어떤 보상이나 그런 것 따위 바라지도 않는다. 그 충격과 내가 겪었을 모욕감의 상처를 무엇으로 보상할 수나 있을는지... 시간이 지나 쉽게 잊혀질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괜찮다. 지금도 자신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해 뛰고있을 다른 여 직원들의 피해를 막고 싶을 뿐이다. 또한 이건 내 욕심일지 모르겠으나 부디 그 사람이 조금이라도 반성할 줄 알고, 현명한 태도로 직원들에게 대처하길 바란다.
꼬리말쓰기
깜보
핸드폰에 문자 메시지등의 증거가 있다면 소송을 하시면 승소하실 수 있겠네요. 정말 웃기는 사람이군요. 많이 놀라셨을텐데 하루 빨리 충격에서 벗어나시기 바랄께요. [2003/06/12]
박새
정말 충격이 아닐수 없는일입니다. 강남에 p안과 k원장은 글쎄요 어딘지 꼭 밝혀서 그 병원 문닫게 해야하는거 아닌지? 아직까지도 이런일이 있다니... 소설에나 나오는 이야기인거 같은데... [2003/06/13]
꼬비
정말 섬
|
|
답변
|
안녕하세요? 고용평등상담실입니다.
피해자 분이 아니라 다른 분께서 이 글을 올려주셔서 상담을 원하시는 것인지 아닌지 확실하지 않아 답변이 늦어졌습니다. 일단 올려주신 내용과 관련하여 일반적인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피해자분께서 좀더 자세한 답변을 원하시면 다시 상담해주시기 바랍니다.
원장의 직장내 성희롱으로 인해서 그간 많은 고통을 겪으셨을 텐데, 이렇게 님의 경험을 올리시고 함께 공유하시고자 용기를 내신 데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님께서 용감하게 이런 글을 올리셔서 다른 피해자를 막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님께서 지금은 어떻게 마음 정리를 하셨는지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원장의 성희롱은 잘못된 행동입니다. 비록 지금은 퇴사를 하셨지만, 직장에 근무하실 때의 성희롱에 대해서 문제제기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다만 대부분의 성폭력, 성희롱이 가해자와 피해자 둘 사이에서만 일어나는 경우가 많아 그 사실을 증명하기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님의 상황 역시 그런데요. 문제제기를 하시고자 할 때는 이 점에 대해 미리 증거를 마련해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구체적인 증거를 마련하기란 어렵겠지만, 그 사건이 있은 후 그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던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의 사실확인서, 그 사건에 대한 자세한 사건 일지, 그리고 그 사건이 님께서 퇴사하기까지와 지금까지 님에게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자세한 기록 등이 증거자료로 도움이 될 수 있겠습니다.
문제제기를 하실 때는 노동부의 지방노동사무소에 직장내 성희롱으로 진정을 넣으실 수 있구요, 형사로 해결하시고자 할 때는 경찰에 고소를 하실 수 있겠습니다.
이럴 경우에 원장으로부터 성희롱을 당한 다른 피해자분들이 있는지 확인해보시고 그런 분이 있다면 그 분들과 함께 문제제기하시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될 수 있겠습니다.
피해자 분이 직접 상담을 하신 것이 아니라, 굉장히 일반적이고 개략적인 답변을 드렸습니다. 더 궁금하신 사항이나 문의하실 내용이 있으시면 전화나 메일 주세요.
고용평등상담실(02-706-5050)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