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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1453 글쓴이 서민경 등록일 2013.12.09 조회수 3586
제목 육아휴직 후 연차
내용 안녕하세요.
여러가지 여성을 위한 제도 개선에 애써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저희 회사가 요즘 선지급된 연차를 후지급으로 변경하면서 여러가지 이슈가 발생해서,, 겸사겸사 내년에 출산을 앞두게 되면서 육아휴직 후 연차에 대해 알아 보고 있는데요,, 제가 아래와 같이 출산 휴가와 육아휴직을 사용하게 되는 경우 복직 후 연차는 전혀 없는 것으로 제도가 되어 있네요,,

2014년 6월~8월 출산휴가 3개월
2014년 9월~12월 첫아이에게 남은 육아휴직 4개월 (아이는 2008년 10월 17일 생입니다.)
2015년 1월~12월 둘째에게서 발생하는 육아휴직 12개월

물론 이렇게 긴 휴가를 사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 입니다만..
합법적으로 제가 쉴 수 있는 휴가는 위와 같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렇게 휴가를 사용했을 경우 2016년 1월 복직시 저는 전년도 근무가 없기 때문에 휴가는 0개입니다. 물론 1개월 만근시 하루의 휴가를 사용할 수 있다고 하지만.. 그것 조차도 2017년 발생하는 휴가를 당겨서 사용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실제적으로는 2017년 휴가에서 2016년 사용한 휴가는 차감이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경우 제가 2014년 1월부터 8월까지 연 8할 근무로 발생한 연차 (아마도 19일이 될 것 같습니다.)는 그냥 소멸이 되는건가요? 저희 회사의 경우 미사용한 연차에 대한 휴가는 보상(휴가금)없이 소멸이 됩니다.

또한 육아휴직 후 연차에 대한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계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디까지 진행이 되었는지.. 알고 싶습니다.

추운 날씨에 건강 조심하세요.
감사합니다.

답변 안녕하세요. 서민경님.
민우회의 활동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지켜봐주셔서 고맙습니다.
먼저 상담을 올리고 나서 초조하게 답변을 기다리셨을텐데, 답변이 늦어진데 대해 사과의 말씀 드립니다. 온라인 상담이 들어오면, 정해진 매뉴얼 같은 답변이 있는 것이 아니라 사안마다 저희도 고민을 하고 내부에서 치열하게 논의를 하기도 합니다. 꾸준히 육아휴직자의 연차휴가에 대한 상담이 들어오고는 있지만, 특히 서민경 님의 상담에서 여러 가지 측면에서 고민이 많았습니다.

연차휴가에 대한 근로기준법 규정을 살펴보겠습니다.
제 60조 ① 사용자는 1년간 80퍼센트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게 15일의 유급휴가를 주어야 하다.
② 사용자는 계속하여 근로한 기간이 1년 미만인 근로자 또는 1년간 80퍼센트 미만 출근한 근로자에게 1개월 개근 시 1일의 유급휴가를 주어야 한다.

노동부 행정해석을 적용하여 서민경님의 연차휴가를 계산해 보겠습니다.
2014년에는 전년도인 2013년의 출근율이 기준이 되므로 올해 정상적으로 근무를 하셨다면 출근율이 80% 이상이 될 것이므로 휴가일수가 전체 다 발생합니다.
2015년은 2014년의 출근율을 계산해보면, 근로제공의무가 정지된 기간을 제외한 나머지 소정근로일수에 대한 출근율이므로 육아휴직 이전 기간에 정상적으로 근무하셨다면 80%가 넘을 것입니다. 19일이 발생하나, 노동부 행정해석에 의하면, 실제출근일수에 비례하여 약 8/12만큼의 휴가가 발생합니다. 그러나 육아휴직기간과 중복이 되므로 사용하지 못하고 소멸하게 됩니다.
2016년에는 육아휴직으로 실체 출근한 날이 없어 아시다시피 연차휴가일수가 ‘0’이 되네요.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2016년에 연차휴가가 아예 발생하지 않는 상황이 너무나 부당하다는 것입니다. 서민경님. 고용노동부가 기존의 행정해석을 변경하지 않는 상황에서 어찌됐든 회사와 연차유급휴가를 온전히 사용할 수 있도록 협상을 통해 얻어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실제로 행정해석에 대한 논란이 많다는 것 강조하시고, 휴가의 필요성과 육아휴직자에게 불이익을 불러온다는 것 논리적으로 설명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질문하신 2015년에 육아휴직으로 사용하지 못하게 되는 연차휴가에 대해서는 저희도 고민이 됩니다. 이후에 사용하거나 수당으로 지급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저희로서는 휴가는 당해 연도의 휴식과 건강을 위해 지급되어야 한다고 보는 입장이기 때문에 수당을 요구하는 것은 논리의 일관성 측면에서 맞지 않게 됩니다. 보다 유리한 전략을 위해 어떠한 논리를 구성해야 할지 선생님께서도 고민해 보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회사에서 미사용연차 수당을 지급하지 않고 그대로 소멸시켜 왔다고 하셨는데요, 연차휴가사용 촉진 제도를 사용하지 않았다면 이것은 분명히 위법한 행위입니다. 연차휴가수당은 임금으로서 임금채권의 소멸시효인 3년 이내에는 지금까지 못 받은 금액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회사에 요구하시고, 임금체불 신고를 하실 수 있습니다.

2010년에 민우회를 비롯하여 전국고용평등상담실네트워크에서 고용노동부에 공개질의를 하였고 이후에도 행정해석을 바꿔내기 위한 활동을 펼쳐왔습니다. 모든 노동자가 일을 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휴식이 반드시 필요한 것인데, 오히려 육아휴직 때문에 연차휴가가 현저히 줄어드는 모순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정부는 여전히 묵묵부답이고 그러는 동안 현장에서는 연차휴가가 제대로 발생하지 않아 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기업에서도 이러한 사태가 당황스럽다며 저희 상담실에 상담을 요청하는 경우도 꽤 있습니다.

민우회에서 육아휴직자 연차유급휴가를 노동부 행정해석에 따라 지급해서는 안 되는 이유로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첫째, 근로기준법에서는 ‘1년간 8할 이상 출근한 노동자’ 외에 연차유급휴가 일수 산정에 관하여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고 있기 때문에, 법에서 보장하는 노동자의 연차유급휴가를 부여받을 권리를 자의적으로 제한할 수 없습니다. 근로제공의무가 중지되는 기간(육아휴직기간)을 제외한 기간 동안 8할 이상 출근하여 법률상 요건을 충족하였다면 법에 따라 그대로 발생되어야 합니다. 육아휴직과 유사한 성격으로, 파업으로 근로제공의무가 중지된 기간에 대해 근로일수 비율에 따른 공제는 위법하다는 서울고등법원 판결도 있습니다.

둘째, 연차유급휴가의 목적은 ‘1년 근속에 대한 보상’이 아니라 노동자에게 ‘정신적·육체적 휴양을 제공하여 노동의 재생산을 도모하고 노동자가 문화생활을 확보할 수 있도록 여가를 부여’하는 데 있습니다. 현재 노동에 대해 필요한 것이므로 전년도 출근율을 기준으로 휴가를 부여하는 현 제도가 비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셋째, 육아휴직 종료 후 복귀한 노동자 대부분은 어린 자녀를 두고 있기 때문에 연차휴가를 활용해야하는 상황을 더 자주 맞이하게 됩니다. 일·생활 양립을 위해 도입된 제도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육아휴직 때문에 휴가가 줄어드는 또다른 불이익을 불러오는 모순적 제도가 되는 것입니다.

육아휴직자의 연차유급휴가에 관한 부당함을 호소하는 상담이 계속되고 있는데 보다 조직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사회적으로 발현하는 것도 그 대응 방안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고요. 여성단체들이 현장의 목소리와 노동부 행정해석의 철회를 요구하는 입장을 전달하였지만 노동부는 아직 부동의 자세를 취하고 있을 뿐입니다. 관련한 활동을 올해도 지속적으로 다른 방식으로 진행해야겠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 중에 당사자의 생생한 목소리를 사회적으로 공론화하는 작업이 꼭 필요한데 실질적으로 당사자 분들을 조직하는 것이 또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서민경님, 혹시 저희가 도움을 요청하면 함께 대응을 해보는 것은 어떠세요? 저희 상담실 전화로 직접 연락주시는 것은 어떠세요? 선생님님뿐만 아니라 육아휴직으로 인해 연차유급휴가를 제대로 지급받지 못하는 다른 분들과 함께 당사자 명의로 노동부에 행정해석 철회를 요청하거나 법적인 대응절차를 밟아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육아휴직자도 육아휴직 종료 후에 충분히 쉴 수 있는 권리를 쟁취하기 위한 활동들을 내년에도 차근차근 진행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상담이 늦어진데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안녕히 계세요.

한국여성민우회 여성노동상담실
02-706-5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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