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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장내성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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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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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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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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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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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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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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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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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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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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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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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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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하는 이 곳은 대기업 물류센터로 아르바이트 사원 10여명(저 포함), 계약직 이상 직원이 30여명 되는 곳입니다. 전체 사업장은 여의도 등등 해서 직원이 2천여명 된다고 하네요.
아르바이트 사원 10여명이 약 2달전 취업하면서 동료들이 저와 동생뻘 되는 친구에게 이쁜이, 작은 이쁜이라는 별명을 지어주었지요. 근데 과장이 이 둘에게만 자주 스킨십을 한다고 하네요. 저는 그 동생에게 하는 행동을 못 봤던지라, 그냥 처음 입사해서 친근감 표시이거니 했는데 주위 동료들이 이 둘에게만 유독 심하게 그런다고 하더군요. 저도 점점 불편해지기 시작했고 그래서 싫다는 표현을 했습니다.
근무 중에 얘기를 하다가도 안거나, 머리를 감싸려고 장난치듯이 달려옵니다. 또는 일하는데 어느새 뒤에서 어깨에 손을 올리거나 뒷목을 만져요. 다른 것보다 가장 소름 끼치는 게 바로 뒷목을 만지는 겁니다. 제가 왜 이러세요! 라고 단호히 말했는데요. "내가 어쨌다고 그러냐, 내가 너 잡아먹냐?" 이런 식으로 나옵니다. 근무복을 나눠줄 때도 사이즈가 여자55랑 남자 95, 100, 105 사이즈밖에 없었는데, 옷 나눠주는 여사원이 55 입으면 되겠죠? 라고 물어봤을 때 과장이 옆에서 "아냐. 쟤 은근히 속살 많아" 이러면서 95 주라고 하더군요. 물류센터이다 보니 단순노무가 많아 트레이닝 바지를 입고 일한적이 있는데 그거 가지고도 입고오지 말라고 하면 될 것을 "너 내일 모레 오픈식할 때도 입고올거냐? 반바지를 입고오지 그래? 아주 바지를 확 벗겨버려서 거꾸로 매달아놓게" 이럽니다.
하도 저에게만 이러니까 되도록 마주치지 않으려고 피해다녔고, 제게 왜 피해다니냐고 해서 정확히 이유도 말했습니다. 과장님이 제게만 이러시지 않냐고. 그리고 그 후로 괜찮다고 생각했는데요. 바로 27일 월요일에 미로같은 자재창고에서 물건 챙기고 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제 뒷목을 잡는 것이었어요. 정말 너무 놀라서 왜 이러세요? 하지마세요 하면서 소리를 꽥 질렀어요. 그리곤 너무 화가나고 열받아서 박스 던지고 여긴 성희롱 교육도 안하냐고 말하면서 일했지요. 정말 어찌나 놀라고 화났는지 손이 차가워지고 온몸이 부들부들 떨려서 진정되기까지 1시간은 걸리더군요.
2시간 후 과장이 부른다고 해서 가는 길에도 온갖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회의실에 단 둘이 있기 싫다는 생각만 들었어요. 다행히 그냥 자기 자리에서 조용히 말하더군요. 그렇게 싫으냐? 그래서 제가 " 그동안 제가 싫다는 표현을 계속해서 여러번 한 걸로 알고 있는데요? " 그랬더니 자기 의도는 그게 아니었다면서 알았다고 가보라고 하더군요. 사과라도 받을 줄 알았는데 일단 한단락 접으려고 했어요.
근데 3시간 후 아르바이트 사원 제하고 직원들 모이라고 하더군요. 거의 한시간 동안 20~30여명 되는 직원들 모아놓고 뭐 그리 할 말이 있나 했죠. 나중에 직원동료에게 물어보니 앞으로 바뀔 월급체제 같은 걸 설명했다 하는데 아무래도 이상했죠. 그리고 어제 직장동료들과의 모임에서 얘기를 들었는데요. 과장이 제 이름을 언급하면서 쌍욕을 하고, 싸가지 없다고 했답니다. 자기가 따로 불러서 사과하려고 했는데 제가 너무 싸가지 없어서 못했다고, 다른 애들은 자기가 그래도 아무렇지 않아하는데 저만 유독 싸가지 없다면서 직원들에게 공개적으로 그렇게 말했다는군요. 그러고보니 28일 사람들의 태도가 뭔가 거리가 있어보이고, 평소에 농담이나 태클을 걸던 사람들까지도 제게 무관심한 것처럼 보였던 이유를 알게 되었네요.
얘기가 길어졌군요. 아마도 과장이 제가 혹시라도 신고라도 할 것을 대비해서 직원들에게 저렇게 말한 것 같네요. 얘기해놓고 나서 한사람씩 절대 말하지 말라고 다짐을 받았다고 하네요. 그래서 이에 대해 너무 화가 나는데도 말해준 친구가 다칠까봐 표현도 못하고, 저는 저대로 속상하고 억울하고 분해서 힘드네요. 아르바이트 사원인 친구들은 모든 상황들마다 함께 있어서 증인이 될 수 있다고, 자기가 치가 떨린다면서 돕겠다고 하는데요. 제가 어떻게 해야할지를 모르겠어요. 저는 이 일 때문에 제가 직장을 그만둔다거나 회피하거나 하고싶진 않거든요. 더욱 당당하게 나가고 싶어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도와주신다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이 상황들이 성희롱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직원들에게 말한 부분은 저에 대한 명예훼손에 해당하는 건 아닌지, 제가 대처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자세히 알고 싶습니다.
꼭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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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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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고용평등상담실입니다.
여전히 일하는 공간에서 여성노동자에 대한 직장내 성희롱은 여전히 일어나고 있고 또 문제의식을 느끼고 해결을 위한 과정은 너무나 힘들고 어려운 것 같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든 님에게 일어난 일에 문제의식을 느끼시고 적극적으로 해결하시려고 하는 모습에 박수를 보냅니다.
일단 근무시간 중에 근무를 하는 중에 뒤에서 뒷목을 만지거나 성적인 농담을 던지거나 하는 행동은 직장내 성희롱으로 판단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님께서 계속적으로 거부 의사를 밝히셨는데도 이러한 님의 의사를 무시한 행동도 문제가 되고 있구요. 보통 개인적으로 거부 의사를 당당히 밝히는 것이 어려운 일인데, 님의 의사를 그렇게 분명히 밝히셨다는 점도 정말 잘하신 것 같습니다.
이후 과장의 행동에 대한 문제제기 부분인데요.
과장의 행동에 대해서 과장에게 여러 번 문제제기했음에도 행동에 개선이 없고, 자신의 잘못을 깨우치지 못하고 오히려 악의적인 소문을 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더 이상 개인적인 대응보다는 좀더 공식적이고 집단적인 대응을 모색하셔야 될 것 같은데요. 사내의 고충처리기관이 있다면 그곳에, 아니면 인사부 등에 문서를 통해 직장내 성희롱 문제를 제기하시고 해결을 요구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렇게 공식적인 문제제기를 하시기 전에 몇 가지 자료를 준비하셔야 할 것 같은데요.
일단 과장의 행동에 대한 증거자료를 수집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물론 성희롱의 경우 과장이 그런 행동을 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직접적인 증거는 마련하기 어려운데요. 주변 동료들이 목격한 경우가 있다면 그런 경우에 대한, 그리고 님께서 이러한 과장의 행동에 대해 고민을 털어놓거나 문제제기를 했던 말을 들은 동료가 있을 경우 그런 사실에 대해서 각각 동료분들이 그런 사실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사실확인서를 받아두시는 게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후 사업장 내에서 조사가 있을 경우 증인으로 도움을 주시는 것도 방법이 되겠구요.
그리고 그동안의 과장에 행동에 대한 자세하고 구체적인 일지를 작성해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언제, 어디서, 어떤 행동을 했고, 그런 행동으로 심리, 정서적으로 그리고 업무를 수행하는 데 어떤 악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서 가능한 구체적으로 일지를 작성해두시면 좋습니다. 피해자가 문제를 제기했을 경우 가해자와 말하는 사실이 틀린 경우가 많고 증거가 없다면 가해자가 발뺌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가능한 구체적인 내용을 기록해두면 피해자의 주장에 신뢰성이 가기 마련이지요. 과장의 성희롱 행동에 대한 내용뿐만 아니라 님을 따로 불러 했던 말의 내용, 이후의 행동, 님에 대한 악의적인 소문 등의 내용까지 기술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문제제기 과정에서 이러한 님의 용기에 지지를 보내고 같이 문제제기하실 분들이 있는 것이 중요한데요. 과장의 행동으로 보건대, 피해작 님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여성들도 유사한 피해를 경험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님께서 말씀하시는 동생분이나 그 외의 다른 여성들과도 이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시고 함께 문제제기하실 분들을 찾아 함께 대응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 과정은 문제제기를 함께 할 사람을 찾기 위한 것도 있지만, 님의 대응에 대해서 함께 공감하고 지지를 보낼 수 있도록 하는 과정으로도 꼭 필요한 것 같습니다.
가뜩이나 과장이 먼저 님에 대한 악의적인 소문을 퍼뜨리고 동료분들의 행동이 변화된 상황에서 혼자 문제제기하시게 되면 여러 어려움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님께서 용기를 내시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문제를 공로화시키고 여러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문제를 올바르게 해결하는 것뿐만 아니라 님께서 당당하게 문제제기하시고, 또 당당하게 업무를 수행하실 수 있기 위한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직장내 성희롱 문제를 공론화하면서 이후에 일어날지도 모르는 성희롱 문제를 예방하는 차원이기도 하구요. 혹 노조나 여직원회가 있다면 이 단위와도 논의를 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후에 사업장에 문제제기를 했음에도 사업장 내에서 문제를 해결하지 않거나 오히려 피해자에 불이익을 줄 경우 노동부나 인권위를 통해 문제제기를 하실 수 있습니다.
직장내 성희롱 문제로 가해자가 아니라 오히려 피해자가 주눅이 들거나 회사를 그만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를 회피하거나 참고 넘기는 것이 아니라 당당하게 님의 권리를 주장하시고 문제를 주장하시고자 하는 모습에 다시 한 번 박수를 보냅니다. 그 용기를 끝까지 잃지 마시구요. 님과 뜻을 같이 하는 분들과 함께 문제를 꼭 해결하셨으면 합니다.
다른 문의사항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상담주세요.
고용평등상담실 02-706-5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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