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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장내성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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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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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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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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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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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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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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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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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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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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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 가야하는지... 모르겟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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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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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략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직장상사분(가해자)저(피해자)
가해자가 소개팅을 주선해준다고 해서 퇴근후 따로 장소를 잡아 만났습니다.
하지만 소개팅남이 정말 사정이 있었던건지.. 아니면 아예 해줄맘이 업었는지.
소개팅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소개팅남이 너무 갑자기 급한일이 생겨 못나온다더라그러니 대신 미안한맘에 저녁이나 사주라구 했으니 저녁을 먹고 가자 하기에
같은 일터에 있고 얼굴 붉히며 끝까지 소개팅이 파토 난것에 대해 일일이 사실확인을 따지기가 너무 버릇없을거 같아서 알겠다고 하고 저녁을 먹었습니다.
소개팅장소 부터 저녁을 먹고 모든 일이 생긴 곳들은 다 후미지고 아는 사람만 알법한 그런 장소들 이었어요.
남산 호텔 라운지에서 만났다가 남산근처 레스토랑..
밥을 먹고 난후에 집에 데려다주겠다고 해서 회사근처에서 내려주면 난 알아서
지하철을 타고 가겠다고 했는데 집에 데려다준다고 하고선
인근 자동차극장에 데려갔습니다.(사전동의나 허락없이)
그러고선 갑자기 돌변하더군요. 반항하고 저항했으나 차문은 잠가버렸구.
놀라고 패닉상태라 어이가 없고 너무 무서웠지만 울수도 없었습니다.
제 대책으로선 그냥 회유책과 얼르고 달래고. 데이트를 나중에 하자는 식의 회유책
동조,동의.동감등의 모든 애원과. 빌고 살려달라고 까지 말하며..
큰일은 다행이 없었습니다. 나중에 따로 보자고 달래면서..
자동차극장을 나왔으나.. 차안에 타고있었고.. 장소가 후미지고..
제가 잘 모르는 지역이고 차문도 잠글수있었기에 막 뛰쳐나가지는 못했습니다.
다시 데려다주겟노라 하고선..이번에도 또 동의없이 한강둔치로 가더군요..
산책이나 하자며..이러다간 정말 난 못내릴거 같아서..
가는내내..칭찬..동조..동감..이해의맨트라..맞장구..애교?를 부려가며..
가해자의 저에대한 경계심을 약하게한후..
화장실이 급하다는 핑계를 대며 내려달라구 하고 도망쳐서 택시탔습니다.
그후론.. 그날 하루내내 제게 전화오구 문자오더군요. 갑자기 사라져서 걱정이된다.집에 가기는 간거냐며..전 너무 무섭고 집에 따라올까봐
친구집으로 피신해서 지냈고.그랬ㄷㅓ니 저희집에 전화를 걸어 아무렇지도 않게
회사에서 회식후 걱정이 되서 전화해봤다며.. 저희 어머니께 전화를 걸었다더군요.
(전 사건당일 어머니 걱정이 염려되어 그냥 아무말은 안하고 친구집으로 도망)
그후로 아무런 연락도 없었고..회사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대하고있습니다.
(근무지가 현재 파견중이라..) 아직 대놓고 얼굴을 본적은 없지만..
전혀 연락도 사과도없고. 업무상 사내전화로 연락이 와서는 아무일도 없었다는듯이
일을 시키더군요..제게...
용기를 내서 저는 가해자에게 전화를 걸어서 내게 하실말이 없느냐.사과해야 하는거 아니냐고 하였는데..
갑자기 도망가서 자기가 걱정을 했는데 너가 사과해야지 왜 내가 하느냐.
결국 별일 없었으면 된것 아니냐.
전화까지 와서는 협박하겠다는 것이냐. 내가 니가 무서울거 같으냐..
회사에서 아무일 없던듯이 일하는걸 약속하라..
이런 소리만 들었습니다..
너가 정 원하는게 사과면..그래 미안하다.그일은 자기가 미안하다. 이제 됐느냐.식..
회사에 공론화가 되면..여직원이 더 죽는다.. 더 상처 받는다..
결국은 아닌척해도 여자 흉본다는 말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있습니다.
그냥 인권위를 통해 비공개적으로 상호간에 중재. 합의로 끝내야 하는지..
그러기에..전 이 회사를 더이상 다니고 싶은 맘도 추호도 없습니다.
한마디로 정이 떨어졌어요... 억울하고.그냥 이렇게 그만두자니 억울해서..
다 공론화해버리고 나가버릴까 생각도 하는데...
정말 어떻게 해야 좋을지 막막합니다...
가해자는 사무실에 없지만 그래도 저는 하루하루 나와서..
월별 마감에 급한 회계건을 처리하느라 일을 하루하루 하고있는데요..
한편으로는 이러고있는 제자신이..참 불쌍한것도 같습니다.
제가 이렇게 나름의 소임을 다 한다고 삽질한들..누가 알아주는것도..
고마워 하는것도 아닌데.. 왜 얘들?위해 일하고있는건지 모르겠어요...
1.중재하고 사과각서 받고 저만 그만두자니..내심 잘먹고 잘살 놈이 억울하고..
2.공론화 다 하고 다 터트리고 가자니..나중에 인생은 돌고 돌다는데.
어떻게든 여기 있는 사람들 만나면 제게 다 나중에 약점으로 돌아올까요?
3.지금은..그사람도. 우리팀도.. 이회사도 다 밉기만 합니다..
이곳의 사내 성폭력 성희롱 상담소요? 그냥 무늬만 있는..
아주 보수적이고 뭐든 그냥 무마시키고 말 이곳이기에.. 전 전혀 믿지 않습니다...
너무 힘들어요. 지혜를 주세요..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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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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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최누리님, 민우회 고용평등상담실입니다.
글을 읽으면서 답답하고 깊은 고민, 무거운 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상황을 바꿀 수 있도록 그리고 님께서 경험하신 일을 잘 정리하고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함께, 지혜를 찾아볼까요?
상사가 원하지 않는 사적인 만남을 강요하고 감금될 상황에서 가까스로 빠져 나오신 것 같습니다. 많이 놀라고 힘드셨지요?
그래서 그 상사에게 불쾌했던 경험을 전하고 사과를 요구했는데 매우 형식적인 사과만을 받으셨다고요? 이 일 때문에 직장을 그만두고 싶을 정도의 고통을 받으신 님의 상태에 비해 가해자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계속해서 회사에 다니고 있다는 점도 님을 분노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보입니다. 지금 가장 갈등하고 있는 부분은 공론화를 할 것인지 말 것인지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공론화를 할 경우와 하지 않을 경우, 예상할 수 있는 장단점을 생각해봐요. 이미 적어주신
1.2.3. 에 내용이 있는 것 같습니다.
성희롱은 대부분, 님께서 겪으신 것처럼 단 둘이 있을 때 일어납니다. 회사 밖에서 소개팅이라는 사적인 이유로 만나기는 하셨지만, 그 이후의 만남은 상사라는 직위를 이용하여 님께서 쉽게 거부하지 못하는 상황이 영향을 주었을 것입니다. 님께서 어르고 달래서 더 나쁜 상황이 일어나지 않은 것이라고 하셨지만 그 시간 동안 그 공간 안에서 님께서 느끼셨을 공포와 두려움은 정말 엄청난 크기였겠지요?
그 두려움과 거부감은 결국 님께서 계속해서 일할 권리, 안전하고 즐겁게 일할 권리를 침해하고 있는 것입니다. 님은 원하는 사람과 원하는 정도로 만나고 관계를 유지할 권리가 있고 직장 내의 관계에 대해서도 님의 거부감과 불쾌감을 표시할 수 있습니다. 상사라는 지위 때문에 이런 관계에서의 권력이 평등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적어주신 사건 등은 상사와 님 간의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직장 안에서 전체 여성들이 즐겁게 일할 권리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공론화는 지금 일하시는 곳에서 상사가 님께 사적인 만남을 강요하고 결국 치명적인 폭력이 발생할 수 있었던 조건을 만들었던, 근본적인 문제를 고치는 데 필요한 과정입니다. 성희롱을 뿌리 뽑기 위해서는 은밀하고 폐쇄적인 방식보다는 공론화하여 사건의 의미를 구성원 전체가 공유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님과 상사가 사건에 대해 각자의 입장을 두고 서로 다투는 것이 아니라 이런 일이 다른 사람 누구에게라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점, 동료로서 성희롱 없는 직장을 함께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는 것을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에요.
다만, 공론화 과정에서 회사측의 책임성이 요구되는데요. 상사를 고용한 사람으로서 가해자의 행위에 대해 책임이 있고 님을 고용한 사람으로서 님께서 보호와 배려를 받으면서 일할 수 있는 노동조건을 보장해야할 의무도 있는 주체가 바로 회사입니다. 회사가 형식적인 고충처리기구를 두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하신 것처럼 이런 책임성을 잘 살려낼 수 있을지 신뢰가 가지 않으시죠? 그러나 우선 사내에서 해결하시려는 노력을 하시는 것은 구성원들과 회사에 책임성을 요구하는 것으로서, 문제 해결의 절차를 밟았다는 것으로서 의미가 있습니다.
동료여직원들과 이런 일의 근절을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 어떤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인지 이야기를 해보거나. 이 일을 기점으로 직장내 성희롱 예방교육을 전면 실시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제대로 공론화되지 않는다면, 님의 평소 언행이나 사건과 관련이 없는 불필요한 이야기들도 나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상처를 입으실 수 있겠지요. 님께서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선택이 필요합니다. 그 선택에 따라오는 예상할 수 있는 힘든 점, 예상 못할 힘든 점을 정리해 보시고 힘들어도 하고 싶은 쪽을 선택하시면 좋겠습니다. 아무도 님을 비난하지는 않을 거에요. 자신에게 일어난 일에 대해서 스스로 정리하고 요구하고 치유할 수 있는 힘이 우리 각자에게 있습니다.
각 사건과 당시 님의 심정, 그 일로 인한 악영향을 잘 정리해 보세요.
이 내용을 바탕으로 님께서 요구하시는 바, 공론화를 하신다면 얻고자 하시는 바를 요구하시기 바랍니다. 가해자에게는 무엇을, 회사에는 무엇을 이야기할 수 있을지 정리해보세요. 회사 안에서 노력을 해보시되, 너무도 척박하고 결과가 기대할 만한 것이 전혀 없다면 국가인권위원회, 경찰, 지방노동청을 통해 법적 대응을 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법적 대응과정 또한 법적 판단기준에 의해 님의 경험을 평가받고 문제의 행위가 있었는지, 없었는지에 보다 초점이 있으므로 이 역시 힘든 점이 있습니다.
무엇으로 님의 마음이 가장 시원해질지, 읽으시면서 스스로 답이 떠올랐으면 좋겠습니다. 궁극적으로 상사가 님 같은 여직원을 마음대로 불러내고 자신의 욕구를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무엇인가 문제제기한다는 것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닐 겁니다. 돌고 도는 인생 다시 약점으로 돌아올 수도 있겠지요? 그렇지만 지난 세월을 돌아보면 그런 용기 있는 사람들이 조금씩 자신의 주변을 바꾸고 자신의 삶도 더 풍요롭고 강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싫은 것을 싫다고 하고 왜 싫은지 이야기하는 것도 필요한 일이고요. 의외로 말이 통하는 사람이 있답니다. 공론화는 누구를 공격하거나 비난하는 것이 아니고 잘못된 고리를 풀고 문제를 잘 정리하는 일입니다. 오히려 누군가는 님의 그런 점에 감동하고 지지할 수도 있습니다.
어떤 선택을 하든, 님의 경험과 고통, 불쾌감을 존중합니다.
더 이야기하고 싶은 내용이 있으시면 다시 상담 글을 올려주시거나 아래로 연락해주세요.
이번 일이 님께서 원하시는 방향으로 잘 해결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고용평등상담실 706-5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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